우리는 배밭에서 나와 뒷산 기슭에 정렬하여 사단장님들의 훈시를 들었다. 해질녘이었다. 떠나는 김석원 사단장이 신임 이종찬 사단장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김석원 장군은 우리 중학생 시절 일본의 일선 대대장으로 용명을 ..

50년 6월 25일 나는 2주간 계속된 야외훈련에서 찬 비를 듬뿍 맞고 감기 몸살에 걸려 40도 가까운 고열에 시달리면서 삼청동 하숙집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옆방 00공대생의 동정이 심상치 않아 살펴보니 그는 학우 ..

대한민국 육군에는 일개 기병대대가 기갑연대에 편성되어 있었다. 현대전에서 기병은 수색정찰을 위주로 하고 때로는 보병전투도 겸하고 있다. 50년 6월 28일 북괴군은 서울을 점령하고 한강도하에 혈안이 되어있던 때다. 기병..

전 소대원은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고지를 향해 돌격을 감행했다. 고지에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둥글게 파 놓은 호 속에는 다리를 쇠사슬로 한데 묶인 7-8구의 시체가 있었고 그 뒤쪽에는 개인호 ..

18시경 작전명령 수행 차 사단 전방지휘소에 갔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송악산(오근장 북쪽)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장소였으며 송악산은 적이 점령하고 있었다. 군도를 쥔 부관을 대동하고 콧수염을 기른 사단장 김석원 장군..

이때 연대로부터 고은리로 철수하라는 명령이 전달되었다. 철수로상에 있는 느티나무 밑에는 화이버모에 별 하나를 붙인 장군이 무더위 속에서도 긴 장화를 신고 왼쪽 가슴엔 45구경 권총을 바른 손에는 군도를 잡은 채 카이..

북한군 1개 보병사단 화력 122 mm 곡사포 12문 최대 사거리 11700 m76 mm 자주포 16문 최대 사거리 11260 m76 mm 곡사포 36문 최대 사거리 9000 m45 mm 대전차포 48문 120 mm 박격포 18문82 mm 박격포 81문61 mm 박격포 108문 국군 1개 ..

18연대 ㄱ 중대장 에서 방태산에서 내려오면서 보니 소속을 알 수 없는 낙오병들이 간간이 뛰어온다. 그 곳을 경계하고 있는데 비대한 체구의 낙오병이 헐떡이며 힘겹게 뛰어오고 있었다. 호기심이 일어 지켜보는데 거리가 ..

1999년 서점에서 K 대령의 회고록을 발견했을 때는 어떤 면에서는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한 인간이 어떤 일로 비난 받을 때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더 심한 ..

육군본부는 북괴군이 김포반도 영등포 축선으로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26일 오전 김포지구전투사령부를 편성하고 김포비행장 인근에 있던 남산학교(정보학교)장 K 대령을 사령관에 임명하는 한편 가용한 모든 병력..

국군방어계획은 1949년 12월 27일 육본 정보국에서 작성한 "1949년 말 종합 정보 보고"에 의거해 1950년 1월 말 경 그 시안이 수립되었다. 육본은 주한미군이 철수한 후인 1949년 8월 북한이 남침준비를 하고 있다는 구체적 정보를 ..

이종혁은 충청도 태생으로 이충무공의 피를 받은 사람이다. 그는 십대에 대한제국의 군관학교에 들어갔다가 일본 육군유년학교로 넘어간 몇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 몇 사람 가운데는 이응준, 김석원등이 있다. 그는 일..

9연대장 윤대령이 직접 지휘하는 1대대가 포천가도 우측 산악으로 올라가고 3대대가 그 좌측 야산으로 들어가게 될 때 이미 2대대는 거의 다 허물어져가고 있었다. 이때 후방에 남아있던 김중위는 전방에 나간 윤대령으로부터..